지난 글에서는 「AI가 만든 글에 내 경험을 넣었는데도 어색하다면? 진짜 나다운 글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AI가 만들어준 글에 내 경험 몇 줄을 추가한다고 해서 곧바로 나다운 글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AI의 문장을 단순히 내 말투로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을 다시 내 생각으로 바라보고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과 연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그냥 AI에게 다 맡기면 안 될까?”
사실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제목도 만들어줍니다.
목차도 만들어줍니다.
자료도 정리해줍니다.
초안도 써줍니다.
심지어 내가 원하는 분위기와 말투에 맞춰 문장까지 만들어줍니다.
그렇다면 굳이 시간을 들여 직접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I가 나보다 훨씬 빠르게, 훨씬 깔끔하게 글을 만들어주는데 말입니다.
저 역시 AI를 활용해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목적을 단순히 ‘문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습니다.
글은 문장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지 남기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AI가 글을 잘 써주는 시대가 될수록 오히려 사람이 직접 글을 써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1. AI는 글을 만들어주지만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AI에게 어떤 주제를 주면 정말 많은 내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40대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달라고 하면 AI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꾸준히 노력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모두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글을 읽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쓴 사람은 정말 40대에 새로운 도전을 해본 걸까?”
바로 이 지점에서 사람의 글과 AI가 만들어낸 일반적인 글의 차이가 생깁니다.
AI는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그럴듯한 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AI에게는 내가 어제 무엇을 고민했는지,
무엇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했는지,
작은 성공 하나에 왜 그렇게 기뻤는지,
실패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직접 경험한 기억이 없습니다.
내가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어렵게 시작한 일도,
처음에는 자신만만했다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 내디뎠던 과정도
AI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직접 쓰는 글에는 정보 이상의 것이 들어갑니다.
‘내가 실제로 살아온 시간’이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라는 문장은 누구나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고민했다. 그래서 시작하는 것보다 시작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라는 문장은 조금 다릅니다.
그 안에는 한 사람의 고민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은 다른 사람이 똑같이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사람이 직접 쓰는 글의 가치입니다.
AI는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내 인생의 경험까지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2. 사람이 쓴 글에는 ‘정답이 아닌 생각’이 들어 있다
AI가 만들어주는 글의 장점 중 하나는 균형이 잘 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주고,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마지막에는 독자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그래서 읽기 편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글에는 꼭 정답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모순된 생각도 들어갑니다.
어제는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 오늘은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시작하고 싶으면서도 두려울 수 있습니다.
포기하고 싶으면서도 계속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갑자기 자신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 복잡한 마음은 굳이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정리되지 않은 생각 자체가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는
“실패는 성장의 기회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실제로 실패를 경험했다면 꼭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패를 겪고 나서 성장했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모르겠다. 그때는 그냥 속상했고, 다시 시작할 자신도 없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경험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글은 훨씬 인간적입니다.
왜냐하면 당장 멋진 교훈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경험한 즉시 깨닫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글에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망설임과 후회, 기쁨과 실망이 글에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AI가 아무리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들어도 내가 실제로 겪은 감정의 과정까지 대신 만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콘텐츠에서는 완벽하게 정리된 글보다 오히려 한 사람의 생각이 느껴지는 글이 더 오래 기억될 수 있습니다.
3. 내가 직접 쓴 글은 나를 설명하는 콘텐츠가 된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면 조회수나 검색 유입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키워드를 써야 하는지,
어떤 제목이 클릭을 많이 받는지,
어떤 주제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요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또 다른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은 정보만 읽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설명하는 사람을 보러 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정보를 여러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면,
결국 어느 글을 다시 찾게 될까요?
정보가 조금 더 정확한 글일 수도 있습니다.
설명이 더 쉬운 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 사람이 쓴 글이라서 다시 읽고 싶다.”
라는 이유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런 관계는 단순히 AI가 만들어준 정보만으로는 만들기 어렵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어떤 경험을 해왔는지,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글을 계속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이것이 콘텐츠에서 말하는 ‘나만의 색깔’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같은 AI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도
누군가는 AI를 이용해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AI를 처음 배우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이야기하고,
또 다른 사람은 AI를 사용하면서 달라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주제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AI보다 더 잘 쓰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이런 것을 경험했고, 이렇게 생각한다.”
라고 세상에 나를 표현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AI가 대신 써준 글이 정보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내가 직접 쓴 글은 나라는 사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차이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발전할수록 글쓰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AI가 누구나 빠르게 글을 만들 수 있게 해줄수록 단순히 잘 쓰인 글의 희소성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더 중요해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누가 썼는지 알 수 있는 글,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가 담긴 글,
자신만의 관점이 있는 글,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이야기가 담긴 글일 것입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직접 글을 쓴다는 것은 AI와 경쟁하는 일이 아닙니다.
AI보다 빠르게 쓰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AI보다 어려운 문장을 만들려고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AI에게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기고,
AI가 할 수 없는 일을 내가 하면 됩니다.
AI에게 자료를 정리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을 여러 개 만들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복잡한 내용을 쉽게 설명해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글의 구조를 잡는 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생각하지?”
라고 다시 묻는 것입니다.
내 경험을 꺼내고,
내가 실제로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고,
AI의 의견에 동의하는지 생각해보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글이라면 AI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충분히 나다운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앞으로의 글쓰기는 AI를 쓰느냐, 쓰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AI를 어디까지 사용하고 어디서부터 내 생각을 넣느냐의 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AI를 활용하면서 한 가지를 계속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AI에게 좋은 글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에게 글을 맡기는 것보다 AI를 이용해 내 생각을 더 잘 꺼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AI가 없었다면 생각하지 못했을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고,
내가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는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글 속에 들어갈 때 비로소 그 글은 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내가 살아온 시간까지 대신 살아주지는 못합니다.
내가 했던 선택,
내가 느꼈던 감정,
내가 실패했던 순간,
다시 일어섰던 과정,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나만의 생각.
그것은 오직 나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에 우리가 직접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어쩌면 아주 단순합니다.
AI는 글을 만들어줄 수 있지만, 내 이야기를 살아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좋은 콘텐츠란 결국 누군가가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콘텐츠가 아닐까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문장이 조금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생각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내가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AI가 더 좋은 글을 만들어줄수록 우리는 오히려 더 자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 같습니다.
“AI가 뭐라고 말했는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경험했고, 그래서 무엇을 생각하는가?”
그 질문에서 시작된 글이라면 AI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분명 다른 글이 될 것입니다.
지난 글에서는 AI의 초안에 내 경험을 넣고도 왜 어색하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그것을 진짜 나다운 글로 바꾸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가 글을 대신 써줄 수 있는 시대에도 왜 사람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 생각해봤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글쓰기는 AI와 사람이 경쟁하는 일이 아니라, AI의 능력과 사람의 경험을 어떻게 함께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다음 글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AI를 활용해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고민이 생깁니다.
“AI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처음에는 도움을 받으려고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제목부터 본문, 마무리까지 모두 AI에게 맡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AI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걸까? 콘텐츠를 만들 때 AI와 나 사이의 적절한 거리를 찾는 방법」
이라는 주제로, AI를 편리하게 사용하면서도 내 생각과 글쓰기 능력을 잃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